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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늘 하루

 

 # 병원에 다녀온 뒤 씨네큐브에 갔다. 포스터가 바뀌어 있더군. 전에는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유스>의 포스터가 걸려있었는데. 다음주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볼까 한다.

 

 # 앞으로 자주 갈 생각에 멤버쉽카드도 만들었다. 포인트같은 것들을 적립해서 잘 활용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10번정도 보면 1번은 공짜로 볼 수 있다니까. 토요일 대낮부터 러브스토리라니! 라는 생각으로 상영관에 들어갔지만 나올때는 그런 생각따윈 사라졌다. 누가 이 영화를 단순한 러브스토리따위로 포장하여 마케팅하려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 영화를 다 보고 삼청동으로 가던 중 광화문에 전경의 방패들을 보고 그냥 찍었다. 이상하게 잔인함이 느껴져서랄까.

 

 # 광화문을 자주 지나치지만 항상 사진을 찍게 된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볼 때 마다 다른 느낌이다. 오늘의 느낌은 '버틴다'였다.

 

 # 삼청동으로 들어서는 길에서 동십자각을 찍으려했다. 별로 잘 찍고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냥 찍으려 카메라를 켰을 때 토토로 스티커를 붙인 모닝이 지나가더라. 이질감이 몸을 휘감는 느낌이었다. 원래 저 동십자각은 경복궁 담장과 연결되어 있던 것인데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를 건설하면서 담장을 철거해 길을 냈고 그 길이 지금 보이는 저 길이다. 근데 그 앞에 일본 애니메이션 토토로가 지나가다니. 이럴땐 가끔 없던 애국뽕이 올라오나보다.

 

 # 동십자각 건너 택시정류장에 누가 버려놓은 코트. 왜 버렸을까. 동십자각을 바라보며 느낀 이질감이 저 코트를 보게된 후 동질감을 느꼈다. 쓸모 없는 생각이라 금방 잊었다.

 

 # 난 돌담이 그냥 좋다. 많은 사람들이 쏟아부은 정성과 모난 것들이 모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많이 모난 나도 어딘가에 자리를 헤집고 낑겨 살아갈 수 있겠지. 

 

 # 돌담 위에 얹혀진 기왓장들이 일렁이는 파도같다.

 

 # 나는 골목길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헤집고 다니지 않는 곳이라면 더욱.

 

 # 폐가같았다. 그럼에도 저기 붙은 전기세 고지서를 보니 누군가 저 곳에 사는 것 같아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 하고 찍었다. 항아리는 무슨 의미로 세워둔 것일까.

 

 # 지난 주에도 그랬지만 남의 집 대문을 또 찍었다. 색이 아름다웠다. 근데 고풍스런 문에 도어락이라니.

 

 # 아까 그 골목을 지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찍어보았다. 그늘진 부분이 점점 깊어가는 것 같아 생각없이 찰칵.

 

 # 조선시대의 종친부라는 건물이다. 지금으로 치면 전주이씨 왕족회관정도 되려나. 아름다운 느낌은 별로 없었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아서일까.

 

 # 국립현대미술관 건물 통유리 앞에서 건물을 찍는답시고 셀카를 찍으려했으나 그냥 실루엣만. 아, 그리고 꽃이 피려나보다.

 

 # 인왕채색도를 그린 곳이라고 하는데 그냥 인왕산만 보이더라. 전경 닭장차와 중국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지나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왔다고 인증샷. 저 로고는 정신사납다. 심플했음 어땠을까..

 

 # 저 건물은 교육동인데 현재 진행하는 전시들을 홍보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길래 한 장 찍었다. 나는 오늘 필립 가렐의 찬란한 절망전을 보러왔다.

 

 # 들어가려 찰칵. 어 근데 문에 뭐가 붙어있다.

 

 # 한(자)알못들을 위해.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라 써진 입춘첩이 붙어있었다. 뜻은 '입춘을 맞이해서 길운을 뜻하고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따스한 기운이 감도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으리라' 라는 것. 중2때 담임선생님이 한자선생님이셔서 어릴 때 부터 알고 있었다. 무튼 현대('Modern'이 들어가는)미술관에서 풍속적인 입춘첩이 붙어있다니. 재밌기도 하여라.

 

 # 대학생은 관람료가 공짜더라. 오우야 공짜가 좋아서 한 장 찰칵.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된다는데 에라이 모르겠다 늴리리야.

 

 # 그냥 안내. 2/27일 기준

 

 # 지하층의 벽. 조명이 예뻤다.

 

 # 안내표식도 예쁘다. 내 신발이 자꾸 나오네

 

 # 안규철작가의 전시장 밖에 요렇게.... 스케치들이 바뀌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난 안보이는 곳에 써 두었다.

 

 

 # 내일이면 전시가 끝나네.

 

 

 

 

 

 

 # 전시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전시장 입구의 단편. 68혁명과 관련된 짧은 영상.

 

 # 필립 가렐의 바이오그래피.

 

 #35mm 필름을 직접 상영하나!!!! 마스킹이 제대로 안되어 보다 나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 시작시간에 못 맞추어 들어갔기 때문에 중간에 20분 정도만 관람했다.

 

 # 창에 영화 스틸컷을 멋지게 붙여놓았더군..

 

 # 제대로 나오지도 않았네.

 

 # 안규철작가의 전시를 보았다. 현대미술, 그중에서도 특히 설치미술을 다루던 분이었는데 재미난 작품이 많았다. 그것들을 감상하는 동안의 생각들은 고이 내 안에 잘 적어 두었다. 오히려 필립 가렐전보다 안규철작가의 작품들이 더 좋았다. 저 화분들이 공중에 널려있는 작품은 <식물의 시간>이다. 나는 레옹이 떠올랐고 마틸다의 단발머리의 찰랑이는 영상이 보고싶어졌다.

 

# 국립현대미술관을 나와 삼청동으로 향했다. 삼청동으로 가는 길에 학고재가 있는데 그 옥상이다. 아마 저 작품의 모티프는 성모마리아가 예수를 안고있는 성화가 아닐까... 미알못은 그냥 그 그림만 떠올리고 지나칩니다.

 

# 아무 의미 없어.

 

 # 플리마켓. 미니언즈 인형.... 살 뻔 했다.

 

# 만원 이라고 크게 써붙이니 충동이 일었다... 그래도 잘 참았어 잘했어.

 

 # 스타벅스 삼청동점. 사실 이 건물을 보고 갈 때 마다 느끼는 건 층 구분이 왜 이모냥일까, 그리고 삼청동이라는 아이덴티티와 어울리는 디자인일까 라는 의문이다. 다른 곳에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스벅이 아닐까 하지만... 삼청동에 이런건 좀..

 

 # 고마운 분의 협찬 기프티콘으로 달달한 시그니쳐 초콜릿을 흡입했다. 아아 오랜 방황에는 역시 당이 제일인 것...!

 

 # 이제 방황을 끝마치려 삼청동을 빠져나오다 갤러리 인 앞에서 한운성작가의 작품 앞에 멈춰섰다. 작품 속 각 구성의 의미도, 작가의 의도도 알 수 없지만 오로지 작품의 아우라만 바라보며 피어오른 감정들도 오늘 고이 모아두었던 생각들과 함께 주머니 속에 넣어두며 오늘을 마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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