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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쉬이 오지 않아서 # 오늘 밤도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시간은 벌써 새벽 3시 반을 넘었으나 이상하게 졸리기는 커녕 의식만 더 또렷해져간다. 그동안의 잡념들과 자책, 걱정, 짜증들이나 털어버리려 노트북을 집었다. # 불안증세가 다시 스멀스멀 도진다. 오늘은 커피를 많이 마셨다. 카페인 때문인지 불안과 빈맥(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이 약을 먹기 전보다는 덜했지만 공황이 찾아오듯 심해졌다. 내일은 커피를 먹지 말아야 겠다. 그동안 괜찮아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옷을 불편한 것으로 입어서 그랬는지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특히 저녁에. # 입에 맞지도 않는 맥주를 마시고 우두커니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았다. 보통 때라면 잠들기 마련이건만, 이상하게 잠이 찾아오질 않는다. 빨래를 널고 베란다에서 하릴없이 달이나.. 더보기
​​​오늘은 피하고만 싶었던 날이었고, 그걸 하려다보니 힘든 날이었다. 하지만 하필 이런 날에 봄이 찾아왔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봄이 왔노라 흥얼거리며 운전을 하셨지만 나는 노곤한 눈으로 햇살에 비치우는 한강의 결정들을 한없이 쳐다만 보았다. 어느덧 그 날로부터 얼추 일 년이 다 되었다. 그때의 나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지금의 나를 마주한다면 나는 또 뭐라할까. 그리고 다음 해의 나를 만나볼 수 있을까? 항상 마주하는 봄은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고, 마음을 간질이며(그것이 어느 방향이던) 넋을 잃은 표정으로 창밖만 쳐다보게 된다. 거울을 보니 오늘의 나는 눈동자가 싯누렇게 색이 바랬고 보통때 보다 조금 야윈게 티가나며 피곤과 우울함이 얼굴에 깃든 것이 보였다. 망가졌다 회복했다 즐거웠다 다.. 더보기
제목없음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같은 것 그냥 인정해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 눈 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서 있거라 별 수 없단다 소나기처럼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베어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얘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곳에서 니가 걸어 나올 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 더보기
그리움을 금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있다. 사람이라 그런 것일까, 나라서 그런 것일까. 바람 부는 오늘 같은 날이면 괜시리 어딘가 허전해지고 내 속의 빈 구멍으로 누군가가 불어온다. 너도 어디선가 그러할까. 뒤돌아서지 말아야 할텐데 나는 뒤돌아 보아도 괜찮지만 네가 그럴까 염려하는 나는 아무래도 아직 마음이 굳어지지 않았나보다. 시간과 계절은 흘러만 가고 끝이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나는 믿고싶다. 어딘가 끝은 있을 것이라고 언젠가는 지나치는 바람에도 쉽사리 사무쳐지지 않을 땐 뒤돌아보아도 웃을 수 있겠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