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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고속버스터미널의 풍경

어떤 커플은 내 옆에서 내가 무얼 잘못했냐고, 어떻게 해주어야 하냐며 다투고 어린아이는 봄이와서 신났는지 예쁘게 입은 베이지색 봄코트에 떡볶이를 흘린다. 어떤 여자는 늦었는지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다급히 출구를 향해 뛰어가고, 내가 앉은 의자에서 한 칸 건너 앉은 노신사는 느긋하게 다리를 꼬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다. 

봄의 시작에서 어떤 사람은 즐거운 표정을 띈 얼굴과 같은 가벼운 옷을 입고 걸어가며, 또 어떤사람은 겨울 동안의 근심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지 어둡고 두꺼운 코트의 매무새를 고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나는 햇살이 가득한 일요일 오후의 버스에 앉아 그저 그런 노래를 틀고 음료수나 마신다.



이 글을 쓰고나서 나는 왠지 소설을 써내려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허세와 같은 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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